건축, 걷다

근대건축 · 1903년 준공

구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 (인천근대건축전시관)

다케모토 (竹本力松)

20세기 초 절충주의 조적조 은행 (모르타르 석조 마감, 일본식 기와 모임지붕)

일본 나가사키 상인들이 세운 은행의 인천지점. 벽돌 벽을 석조처럼 마감한 절충주의 건물이자 인천근대건축전시관.

건축가
다케모토 (竹本力松)
준공
1903년
양식
20세기 초 절충주의 조적조 은행 (모르타르 석조 마감, 일본식 기와 모임지붕)
주소
인천광역시 제물포구 신포로23번길 77 길찾기

먼저 알고 갈 이야기

돌로 지은 은행처럼 보이지만, 기단과 기둥만 돌이고 벽은 벽돌을 쌓은 뒤 시멘트 모르타르를 발라 석조처럼 꾸민 건물이다. 단단해 보여야 했던 은행의 사정이 이 외벽 마감에 드러난다.

언제 어떻게 지어졌을까?

일본제18은행은 1877년 일본 나가사키 상인들이 세운 국립은행으로, 은행 이름의 숫자는 설립 순서를 뜻한다. 1890년 10월 인천에 해외 첫 지점을 열었다. 당시 일본이 조선에 수출하던 면포 대부분은 나가사키를 거쳐 인천항으로 들어왔고, 나가사키 상인들은 환전과 본국 송금을 위해 거래 은행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출장소 형태로 다른 자리에 있다가 1903년 현재 위치에 새 건물을 짓고 옮겼다. 1936년 조선총독부의 금융기관 정비 방침에 따라 조선식산은행에 합병되었다. 해방 뒤 1954년 한국흥업은행이 건물을 사서 인천지점으로 썼고, 1970년대 이후 개인 소유가 되어 고급 요정 「열애」, 중고 가구 도매점 등으로 쓰였다. 2006년 보수공사를 거쳐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바뀌었으며,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유산 제50호다.

누가 만들었을까?

인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1903년 이전 신축 때 올린 상량문(건물의 뼈대를 올릴 때 적는 기록)이 남아 있어, 설계자가 다케모토(竹本力松)라는 건축가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은행의 주요 고객은 나가사키 출신 무역상들이었고, 같은 시기 인천에는 일본제1은행과 오사카 상인들이 거래하던 제58은행 지점도 들어섰다.

공간 뜯어보기

건물은 단층이다. 경사가 심한 개항장 지형에 맞춰 돌로 기단을 다진 뒤 벽돌을 쌓았고, 겉에 시멘트와 모래 반죽을 발라 석조 건물처럼 보이게 했다. 은행이 돌처럼 단단하다는 인상을 주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서양 고전 양식의 요소와 일본식 요소를 섞은 이런 방식을 절충주의라고 부른다. 정면 출입구의 윗부분과 좌우 기둥은 석재로 정교하게 장식했다. 건물 모서리에는 벽돌을 교차로 쌓아 모서리를 강조하는 쿼인(모서리돌 장식)이 있는데, 보통은 긴 면과 짧은 면을 번갈아 쌓지만 이 건물은 양쪽 길이를 같게 맞춰 쌓은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지붕은 일본식 기와를 얹은 모임지붕(네 면이 한 점이나 선으로 모이는 지붕)이다. 내부는 붉은 벽돌 벽이 드러나 있으며, 현재는 네 개 전시실로 나뉘어 개항 이후 인천항, 사라진 개항장 건축물의 모형과 영상, 일제강점기 은행 이야기를 전시한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

이 건물은 개항장 인천이 일본 경공업 자본의 통로였음을 보여준다. 청일전쟁 이후 조선 면포 수입에서 일본산 비중이 크게 늘었고, 은행은 그 무역을 금융으로 뒷받침했다. 해방 뒤 한국 은행, 요정, 가구점을 거쳐 전시관이 된 이력은 원도심 신포동의 번성과 쇠퇴, 문화관광지로의 재편을 차례로 보여준다.

동네 속 이 건물의 존재감

건물은 옛 일본 조계의 중심지였던 혼마치 일대, 지금의 신포로23번길에 있다. 일본제1은행과 제58은행의 인천 지점도 이 혼마치를 이루는 주요 건물이었으며, 은행들이 한 구역에 모인 것은 무역항의 금융 수요가 이곳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 신포동이 인천의 중심지였을 때 주변에는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가 많았고, 지금은 카페와 음식점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현장에서 꼭 볼 꿀포인트

  1. 1외벽 모르타르가 떨어진 곳이 있는지 살펴 돌처럼 보이는 표면 뒤의 벽돌 구조를 가늠한다.
  2. 2정면 출입구 윗부분과 좌우 기둥의 석재 장식을 가까이서 본다.
  3. 3건물 모서리에서 같은 길이로 교차해 쌓은 쿼인을 찾는다.
  4. 4길 건너편으로 물러나 서양식 정면 위에 얹힌 일본식 기와 모임지붕을 함께 본다.
  5. 5제3전시실에서 존스톤 별장, 오례당 주택처럼 지금은 사라진 개항장 건물의 모형을 찾아본다.

참고한 공식 출처

인천투데이 - 인천 근대 건축문화재기행⑧ 일본18은행·대화조·세관창고굿모닝인천 - 인천 문화재를 찾아서 ①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한국학중앙연구원 HeritageWiki - 구)인천일본제18은행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