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축 · 2012년 준공
조민석 · 박기수 (매스스터디스)
착색 노출콘크리트 유기적 모듈형 오피스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 (2012)
제주 화산송이석 컬러의 곡면 콘크리트 오피스. 한라산 북쪽 자락에 지은 IT 기업 사옥.
- 건축가
- 조민석 · 박기수 (매스스터디스)
- 준공
- 2012년
- 양식
- 착색 노출콘크리트 유기적 모듈형 오피스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첨단로 242 길찾기
먼저 알고 갈 이야기
스페이스닷원은 포털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본사를 서울 한남동에서 제주로 옮기며 지은 첫 사옥이다. 이름의 「1」은 넓은 다음 부지에 앞으로 들어설 건물 가운데 첫 번째라는 뜻이며, 건물은 처음부터 계속 늘어날 단지의 한 조각으로 설계되었다.
언제 어떻게 지어졌을까?
다음의 제주 이전은 2004년 3월 제주도, 제주시, 제주대학교와 본사 이전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되었다. 같은 해 6월 미디어 본부 80명이 먼저 옮겨 왔고, 2006년 2월 제주시 오등동에 유석연이 설계한 글로벌 미디어 센터가 준공되어 250명이 근무했다. 2007년 12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산업시설용지 분양 계약을 맺고, 2009년 12월 신사옥 공사를 시작했다.
신사옥은 2011년 11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2012년 3월 본사 등기를 서울 한남동에서 제주로 옮긴 뒤 같은 해 4월 13일 오픈식을 열었다. 한국건설신문에 실린 개요에는 설계 기간이 2008년 4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공사 기간이 2010년 7월부터 2011년 11월까지로 적혀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국제자유도시 6대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2010년 6월 준공된 국가산업단지다.
건물은 2012년 제35회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과 2012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민간부문 대상을 받았다. 2014년 5월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이 건물은 카카오의 제주 사옥으로 불린다.
누가 만들었을까?
설계는 매스스터디스의 조민석이 맡았고,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AURUM)의 건축상 자료에는 박기수가 함께 설계자로 올라 있다. 조민석은 연세대와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폴셱 앤드 파트너스와 네덜란드 OMA에서 일한 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매스스터디스를 열었으며, 강남의 부띠크 모나코와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했다. 시공은 현대산업개발, 조경은 솔토조경이 맡았다.
조민석은 설계 설명에서 21세기 오피스 건축의 문제로, 일하는 방식은 점점 수평적으로 바뀌는데 업무 공간은 고층으로 쌓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넓은 땅을 쓸 수 있는 제주의 조건을 수평적인 회사 조직에 맞는 새 공간 유형을 시험할 기회로 본 것이다. 그는 다음의 제주 이전을 1970년대 말 실리콘밸리의 출발에 견주며 「유토피아적이고 진취적인 신(新)귀양」이라고 표현했다.
공간 뜯어보기
조민석은 한 건물이 아니라 단지 전체에 쓸 수 있는 구조 규칙부터 만들었다. 평면 8.4×8.4m 크기의 캔틸레버(한쪽만 받치고 반대쪽은 공중으로 내민 구조) 모듈 다섯 종류를 정하고, 이를 길게 늘이거나 돌려서 끝을 막는 방식으로 조합해 위아래와 옆으로 확장하게 했다. 모듈을 조합하면 볼트, 아치, 내민 형태가 섞인 열린 평면이 생긴다. 앞으로 부지에 건물이 늘어날 때 같은 규칙으로 크기와 기능이 다른 공간을 계속 만들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폭 12.6m의 큰 공간이나 6.3m를 내민 공간은 폭 3.8m의 굵은 수직 구조체(피어)가 받친다. 피어 안에는 원형이나 끝이 둥근 직사각형 방이 들어 있어 계단, 엘리베이터, 화장실, 작은 회의실, 휴게실, 수유실, 공조 설비가 여기에 모였다. 설비와 작은 방을 구조체 속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나머지 바닥은 칸막이 없이 넓게 열린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높이 19.7m의 철근콘크리트조로, 약 350명의 업무 공간을 위한 첫 건물이었다. 1층에는 구내식당, 라운지, 카페, 작은 전시 파빌리온, 게임룸, 체력단련실, 회의실이 있고, 강당은 업무 공간과 분리해 경사 때문에 남쪽 2층 높이에 붙은 도로에서 들어가게 했다. 두 개 층 높이의 2층에 가장 넓은 개방형 업무 공간을 두고 높은 층고를 이용해 3층에 도서관을 넣었다. 4층과 5층으로 올라갈수록 방이 작아지고 잔디나 나무 데크 테라스와 이어져, 아래층은 여럿이 모이는 곳, 위층은 소규모로 집중하는 곳이 되도록 층마다 규모를 달리했다.
네 면이 모두 열린 입면이어서 건물 안에서 서쪽의 단지 녹지, 남쪽의 한라산, 북쪽의 바다를 가로질러 볼 수 있다. 마감은 색을 넣은 노출콘크리트, 우드 데크, 옥상 잔디다. 국토해양부 발표 자료는 내부를 제주의 화산 동굴처럼, 외부를 오름처럼 느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연면적은 한국건설신문 개요에 9,184㎡, AURUM 자료에 7,694.16㎡로 서로 다르게 적혀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
스페이스닷원은 대형 IT 기업이 본사를 수도권 밖, 그것도 섬으로 옮긴 사례다. 조민석은 지난 50년 동안 한국의 도시 인구 비율이 20%에서 80% 이상으로 늘어 한국이 가장 도시화된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을 설계의 배경으로 적었다. 한국건설신문은 같은 시기 분당에 지어진 네이버 그린팩토리와 비교하며, 도심 대 자연, 수천 명 대 수백 명이라는 조건 차이를 짚었다. 사옥을 한 동의 사무 건물이 아니라 식당, 도서관, 텃밭, 운동장까지 갖춘 작은 도시로 계획한 것은 회사의 조직 문화와 직원의 생활 주기를 공간에 담으려는 당시 IT 기업 사옥의 흐름을 보여 준다.
동네 속 이 건물의 존재감
부지는 제주대학교 근처 한라산 북쪽 자락에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약 109만 5천㎡) 중앙에 있다. 다음의 땅은 최대 폭 300m, 최대 길이 800m로 남북 방향 주 도로에 길게 붙어 있다. 마스터플랜은 도로 서쪽의 폭 70m, 길이 800m 띠를 저층 고밀의 도시 영역으로 정해 「정보의 고속도로」라고 불렀고, 그 서쪽의 넓은 땅은 텃밭과 스포츠를 위한 전원 영역으로 남겼다. 5층 이하 건물들이 완만한 경사를 따라 한 층씩 높이를 달리해 계단식으로 이어지도록 한 계획은, 넓은 주차장 위에 비슷한 저층 건물을 흩어 놓는 일반 오피스 파크와 반대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꼭 볼 꿀포인트
- 기업 사옥이므로 출입이 허용된 범위를 지키며, 외곽에서 8.4m 단위로 반복되는 콘크리트 모듈이 공중으로 내밀린 부분을 찾아본다.
- 모서리가 둥근 굵은 콘크리트 기둥 덩어리(피어)가 건물 여러 곳에서 위아래로 관통하는 모습을 확인한다.
- 남쪽 도로 쪽으로 돌아가 경사 때문에 2층 높이에서 바로 들어가는 강당 입구를 본다.
- 색을 넣은 노출콘크리트 표면을 가까이서 보고 일반 회색 콘크리트와 색감을 비교한다.
- 건물 사이로 남쪽 한라산과 북쪽 바다 방향을 확인하며 네 면이 열린 입면이 어느 풍경을 겨냥했는지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