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걷다

현대건축 · 1992년 준공

수졸당 (守拙堂, 강남 논현동 주택)

승효상 (Seung H-Sang, 이로재)

전통 한옥 마당 분절 매스 & ‘빈자의 미학’ 현대 주거김수근문화상 (1993)

「나의 서툶을 지킨다」. 유홍준 교수의 자택이자 승효상이 「빈자의 미학」을 처음 구체화한 주택.

건축가
승효상 (Seung H-Sang, 이로재)
준공
1992년
양식
전통 한옥 마당 분절 매스 & ‘빈자의 미학’ 현대 주거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길찾기

먼저 알고 갈 이야기

수졸당은 방과 방 사이를 일부러 불편하게 오가도록 설계한 집이다. 승효상은 이 불편함이 생각할 시간을 만들고 가족의 생활을 바꾼다고 보았고, 이 생각은 이후 그의 책 『빈자의 미학』의 핵심이 되었다.

언제 어떻게 지어졌을까?

수졸당은 1992년 강남구 논현동에 완공된 단독주택으로, 미술사학자 유홍준의 집이다. 1990년대 초 강남은 아파트 단지와 다세대주택이 빠르게 들어서며 주택을 자산 가치로 보는 경향이 강했던 곳이다. 수졸당은 그 한가운데에서 넓은 실내 면적보다 마당과 이동 경로를 우선한 집으로 계획되었다. 승효상은 이 집으로 김수근문화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6년 『빈자의 미학』을 펴냈다. 이 책은 수졸당에서 시도한 생각을 글로 정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누가 만들었을까?

설계자 승효상은 1974년부터 김수근의 공간연구소에서 일했고 1989년 독립해 이로재(履露齋)를 열었다. 수졸당은 독립 초기에 그가 스승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기 건축론을 처음 구체화한 작업으로 꼽힌다. 건축주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이자 이후 문화재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한옥과 옛 건축을 답사해 온 건축주의 관심이 도시 안에 마당 중심의 집을 짓는 방향과 맞물렸다. 집 이름 수졸당(守拙堂)은 「서툶을 지키는 집」이라는 뜻으로, 꾸미지 않고 소박하게 산다는 태도를 담았다.

공간 뜯어보기

C3코리아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대지는 234.4㎡, 연면적은 195.5㎡이며 지상 2층 규모다. 좁은 도시 필지 위에 건물을 ㄷ자로 두르고 낮은 담을 세워, 가운데와 뒤편에 여러 개의 마당을 만들었다. 마당은 성격이 다르다. 나무 한 그루를 심은 중심 마당, 흙바닥을 그대로 둔 흙마당, 뒤편의 뒷마당이 있고, 마당마다 바닥 재료를 다르게 했다. 같은 집 안에서도 어느 마당에 서 있는지를 발밑의 재료로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방과 방을 잇는 경로는 복도 하나로 곧게 연결하지 않고 마당을 거치거나 꺾어 돌아가게 했다. 설계 설명은 이를 「불편한 움직임은 곧 사유로 이어지고, 가족의 단란한 생활을 만든다」고 적는다. 한옥에서 사랑채와 안채를 오갈 때 마당을 건너야 했던 방식을 기와지붕 없이 현대 도시주택에 옮겨 온 구성이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

『빈자의 미학』은 화려한 건축이 허위의 삶을 만들고 가난한 건축이 올바른 삶을 만든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가난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필요 이상을 갖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1990년대 초 한국 사회가 넓은 평수와 편의 설비를 주거의 기준으로 삼던 시기에, 수졸당은 불편과 비움을 설계의 목표로 삼은 드문 사례였다.

동네 속 이 건물의 존재감

수졸당은 논현동 주택가의 일반 필지에 있어 겉으로는 주변 주택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담을 낮게 두고 마당을 안쪽에 둔 구성은 길에서 과시하는 외관보다 집 안에서의 생활을 우선한 결과다. 현재도 개인 주택이므로 내부는 공개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꼭 볼 꿀포인트

  1. 1개인 주택이므로 담장 밖 공공 도로에서만 보고, 초인종을 누르거나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2. 2길에서 보이는 담의 높이와 건물 벽면을 보고 외관을 얼마나 절제했는지 확인한다.
  3. 3방문 전에 C3코리아 등에 실린 배치도를 보고 ㄷ자 배치와 세 마당의 위치를 익혀 둔다.
  4. 4이로재의 다른 도시주택 작업과 비교해 마당과 낮은 담이 반복되는지 살핀다.

참고한 공식 출처

C3코리아 - 수졸당 (이로재)위키백과 - 승효상